스마트폰을 사용하시다 보면 가끔씩 32KB, 263MB, 3.6GB, 1TB와 같은 숫자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대충 이것들이 숫자 뒤에 붙는 단위라는 것은 알겠는데,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잡히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오늘은 이 용량 단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용량의 단위
사실 이 단위는 스마트폰의 용어이기 전에 먼저 컴퓨터 용어라고 보는 게 더 맞습니다. 용량을 다루는 전자기기에서는 모두 동일하게 사용되는 단위입니다. 그만큼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단위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들의 감을 살려드리기 위해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자! 음악을 좋아하시는 여러분들께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의 용량은 얼마나 될까요? 네! 노래 한 곡의 용량은 5~10MB입니다. 평균치로 약 7MB가 되지요.
우리는 연필 한 다스에 열 두 자루가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사람들끼리 약속을 했어요. 컴퓨터에서도 연필의 예와 비슷하게 용량에 대한 약속 단위가 정해져 있는데요. 컴퓨터가 인지하고 있는 숫자의 단위는 다음과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쓴 내용이랑 똑같다고 어렵다고 지레 겁먹지 마시고 제가 천천히 설명해드릴테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1 Byte(바이트) | 8 bit(비트) |
1 KB(킬로바이트) | 1024 Byte(바이트) |
1 MB(메가바이트) | 1024 KB(킬로바이트) |
1 GB(기가바이트) | 1024 MB(메가바이트) |
1 TB(테라바이트) | 1024 GB(기가바이트) |
1024가 되면 다음 단위로 넘어간다
사람은 수를 셀 때 1,000이 되는 순간부터 그 다음 단계로 단위를 바꿉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1,000m(미터)는 1km(킬로미터)와 같다는 것이죠.
반면, 컴퓨터는 사람과 다르게 숫자를 인식합니다. 사람은 1000에서 단위를 바꾸지만, 컴퓨터는 1024에서 그다음 단계의 단위로 변환합니다.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는 Byte(바이트)입니다. 이 바이트라는 단위가 1024바이트까지 올라간다면 단위가 바뀌겠죠? 그 윗단계 단위인 KB(킬로바이트)로 넘어갑니다.
그 말은 1024Byte(바이트) = 1KB(킬로바이트)라는 의미가 되죠. 이런 식으로 단위가 상승하는 겁니다.
같은 방식으로 1024KB(킬로바이트)는 1MB(메가바이트)와 같고, 1024MB(메가바이트)는 1GB(기가바이트)인 셈입니다. 다시 표를 볼까요?
1 Byte(바이트) | 8 bit(비트) |
1 KB(킬로바이트) | 1024 Byte(바이트) |
1 MB(메가바이트) | 1024 KB(킬로바이트) |
1 GB(기가바이트) | 1024 MB(메가바이트) |
1 TB(테라바이트) | 1024 GB(기가바이트) |
노래 한 곡의 용량은?
감이 조금씩 오나요? 여러분께서 사용하고 계신 스마트폰도 컴퓨터와 동일하게 이 단위를 사용합니다. 처음에 제가 여러분께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떠올려보시라 했습니다. 동시에 노래 한 곡의 용량이 약 7MB 정도 된다고 말씀드렸죠.
자, 이 7MB(메가바이트)를 Byte(바이트) 단위로 계산하면 몇 바이트가 될까요? 위 표와 아래를 참고하면서 계산을 해볼게요.
1 × 1024Byte(바이트) = 1KB(킬로바이트)
1 × 1024KB(킬로바이트) = 1MB(메가바이트)
※ 컴퓨터가 처리하는 가장 작은 단위가 Byte(바이트)이기 때문에 bit(비트)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럼 7MB(메가바이트)는 1024 × 1024 ×7=7,340,032Byte(바이트)가 됩니다. 이렇게만 보면 엄청 큰 숫자죠?
컴퓨터에서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숫자의 단위가 늘어납니다.
다만, Byte(바이트)의 단위로만 용량을 표기하기엔 숫자가 지나치게 커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킬로바이트와 메가바이트 등의 상위 단위들도 함께 만들어진 거죠.
추억의 디스켓을 다시 보자
컴퓨터가 보급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으로 가볼까요? 제가 가장 처음으로 올렸던 플로피 디스크 사진을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당시에는 엄청난 물건이었는데 이 디스켓 한 장의 용량은 1.44MB(메가바이트)입니다. 아까 제가 노래 한 곡이 약 7MB(메가바이트)라고 말씀드린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용량이죠? ㅎㅎ 음악 하나도 못 들어갔던 용량의 이 디스켓이 당시에는 엄청난 물건이었다는 걸 보면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것을 보면 컴퓨터도 시대가 지남에 따라 무지막지하게 큰 발전을 이뤘습니다. 1TB(테라바이트=1024GB)나 되는 외장 하드를 일반인이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가 됐으니까요.
스마트폰도 동일
이제 여러분께서 사용하고 계시는 스마트폰의 용량을 확인해보시면 이해도가 다를 겁니다. 기종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32GB, 64GB, 128GB, 256GB, 512GB 중 하나일 겁니다. 그리고 그 용량이 몇 메가바이트나 되는 지도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겁니다.
여담 1
64GB(기가)의 용량을 가진 스마트폰을 MB(메가)로 환산하면 결코 작기만 한 용량은 아닙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용량이 점점 커지는 것은 우리가 평소 다운로드하는 앱이 점점 쌓이며 차지하는 용량도 점점 커지는 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스마트폰의 용량이라는 것이 이제는 소비자가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으로 변모됐어요. 차량으로 치면 옵션을 선택하는 것과 같아요. 같은 폰을 팔아도 용량을 다르게 내놓고 파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아이폰이 그렇죠.
이것은 본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용량이 어느 정도면 부족하겠고, 어느 정도면 쓸 만한지에 대한 파악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용량 장사'라고 부르죠.
여담 2
제 기준에서는 64GB(기가)도 이제는 벅찰 만큼 작은 용량으로 느껴집니다. 스마트폰 사양이 좋아지면서 사진도 많이 찍고, 어플도 많이 받고, 카카오톡에서 가족들과 여행 갔던 순간의 동영상을 다운로드하다 보면 용량 꽉 차는 것 순식간이거든요.
여러분도 지난번에 제가 알려드린 것처럼 본인이 현재 어느 정도의 용량을 사용하고 있는지 체크를 해보세요. 여러분의 스마트폰이 어느 부분에서 가장 많은 용량을 차지하는지(앱 다운로드, 사진 촬영 등)를 파악한다면 좀 더 똑똑한 소비자로 거듭날 수 있겠죠?
여담 3
이명박 전 대통령을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언론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MB라고 표현하는데요. 이니셜을 따서 MB라고 표기하지만 한때 이것은 그의 또다른 별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 컴퓨터 용량과 관련 있는 별명입니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권당과 반대 세력인 야당 간의 의견 충돌이 가장 격렬하던 시기에 이 별명이 나왔었죠. 이명박의 성(姓)인 이와 숫자 2가 발음이 똑같아 2를 앞에 붙이고, 명박의 영어 이니셜인 MB를 붙여서 2MB라고 했는데...
이제 이 별명이 얼마나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는지 감이 잡힐 겁니다. 말씀드렸듯, 2MB는 이제 사진 한 장도 넣기 어려운 용량입니다. 당시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이 많이 말하고 다녔죠.
※ 이 여담은 제 정치적 견해와는 무관합니다.
다음 편 예고
"그런데 왜 꼭 제가 외장 하드나 SD카드를 사서 컴퓨터에 연결하면 제가 알고 있는 용량보다 더 적게 나오는 겁니까? 제가 사기당한 건가요? 분명히 256기가라고 해서 사서 컴퓨터에 연결했는데, 왜 컴퓨터는 계속 238기가라고 표시하는 거죠? 심지어 이건 삼성 정품이라고요."